Home > 커뮤니티 > 읽어보기
읽어보기
[김수정의 부모상담]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 기억
글쓴이 : admin 날짜 : 2015-08-04 14:08:02   조회 : 2528

 요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한 아이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경험과 감정 그리고 기억으로의 처리과정이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 인간이 현재 경험하는 현실과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에 대한 관련성이 나오는데 짧은 영화 한편으로는 모두 설명하기 방대한 내용이긴 하지만 부모의 과거 경험과 현재의 인식, 감정처리과정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라 여겨집니다.

 부모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적절한 부모역할을 배워가는 걸까요? 인간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속에 그려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두뇌 안에 식물과 동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꽃과 개 등의 이미지를 상상해 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정신 또는 마음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마인드사이트(mindsight)라고 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생각, 느낌, 인식, 기억, 신념에 대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합니다. 마인드사이트는 경험의 표면수준 이상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를 통해 자녀는 정서적 이해와 공감능력을 발달시키게 됩니다. 부모 자신의 생각, 기억 그리고 느낌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하는 가운데 자녀는 자기이해와 사회적 기술을 쌓아가게 됩니다.

 마인드사이트는 부모가 자신이 인식할 수 있는 기본적 신호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언어적 메시지 뿐 아니라, 눈 맞춤, 표정, 음색, 억양, 몸동작 및 자세 등 비언어적 메시지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우리 자신과 자녀에 대해 반응적이고 공감적일 때, 사람의 기쁨도 충만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서로를 기억하고 반영해 주는 것을 통해 가족은 서로를 친밀하고 깊이 이해하는 대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에 쫓겨 자녀를 느끼고 경험하는 이와 같은 귀중한 경험을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기쁨을 상대와 나누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부모자녀관계의 핵심요소인데 현대가정에는 이러한 핵심요소와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와의 공감적 소통이 가능한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걸까요? 공감적 반응과 유연한 대처가 어려운 부모의 경우 그들의 어린 시절 성장을 촉진하는 충분한 환경제공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부모의 과거경험이 현재의 부모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정 경험이 우리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억이 심리적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생애 초기에 우리의 뇌는 뉴론들 간의 연결에 정보를 전달하여 우리의 경험에 반응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연결들은 뇌의 구조를 구성하는 것들로 뇌가 경험을 기억하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와 같은 과정으로 형성된 뇌의 구조는 뇌의 기능을 결정하고, 뇌의 기능은 다시 마음(mind)을 형성하게 됩니다. 우리의 경험에 따라 뇌는 독특한 자기만의 연결과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요즘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이렇듯 한 사람의 경험이 뇌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기억으로 저장되는지 간략하게 잘 설명해줌으로써 여러 사람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억을 처리하는 뇌의 기능에 따라 기억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하나는 암묵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명확한 것이다. 암묵적 기억은 정서, 행동반응, 인식 그리고 신체로 감각된 것을 처리하는 뇌의 특정 회로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출생 시기에 있었던 초기 비언어적 기억이 주를 이루고 우리가 의식적으로 다루지는 못하지만 평생 지속되며 우리의 경험과 정서체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아기가 엄마가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줄 때 위안과 평안을 느꼈다면 아기는 어머니의 존재를 평안과 안전감을 주는 대상으로 일반화시켜 경험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후 스트레스가 있을 때 그는 어머니와 관계에서 형성된 정신기제가 활성화되고 자신을 스스로 진정시키고 잘 위로할 수 있는 성인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내면의 모델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과정에 하나의 필터와 같이 작용합니다.

 암묵적 기억의 특징적인 모습은 무언가 어렴풋하여 명확히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일반화시킨 내면의 경험을 개인이 심지어 인식조차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 경우 과거에 형성된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모델에 의해 현재의 경험을 정서, 행동, 신체 감각, 인지적 해석, 그리고 무의식적 정신과정에서 왜곡시킬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회로가 형성되고 기억의 두 번째 주요 형태인 명확한 기억이 시작되게 됩니다. 명확한 기억은 언어적이거나 사실적인 기억으로 생후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 시작되게 되는데 암묵적 기억과는 반대로, 감각자료 즉, 눈으로 본 것, 들은 것, 익숙해진 냄새나 감촉 등의 정보와 함께 뇌에 입력한 정보이고 회상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두가지 기억 중 부모를 당황케 하는 통제 불능의 역할은 주로 암묵적인 기억의 문제로 일어나게 됩니다. 어린시절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렴풋한 상황이나 심리적 불편감, 해결되지 않은 이슈로, 기억나지 않는 상처로 인해 많은 부모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상당히 경직되기도 하고 자녀의 발달에 유익하게 반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자신 내면의 시끄러움으로 인해 자녀의 소리에 경청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부모가 과거의 상처에 기초해서 반응하는 문제로 인해 자녀와 불만족스런 관계를 맺거나 자녀의 정신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 내면의 경험들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자신이 어떠한 아동의 행위에 흥분하게 되고 부모자녀 관계가 파괴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치유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상처, 부모의 미해결된 과거 문제는 부모기능을 좌우합니다. 부모는 의식하지도 못하는 상처 속에서 과거 경험을 반복하며 살아가게 되고 마치 방향선택권을 상실한 사람처럼 되는 대로 반응합니다. 이러한 부모는 종종 우리 자녀의 감정과 행동이 자신이 흥분했던 과거의 감정을 자극하는 내용일 때 과도하게 자녀를 통제하려 하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이 자녀의 특정 행위로 인해 과도하게 흥분하곤 한다면 부모인 자신의 내면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 부모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질 때 자녀에 대해 더 유연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고 자녀와 부모자신도 보다 건강한 발달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생각할 문제
 나는 과연 부모로 살아가며 자녀의 어떠한 일, 어떠한 주제에 자주 흥분하고 있을까?


글: 김수정(숙명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그림: GRIP 그림상황카드, 게슈탈트미디어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 [베베궁 유아심리칼럼] 201803_아이는 만남을 통해 자란다 icon_hot admin 2018-03-09 1448
31 [김수정의 부모상담] 나에게 맞는 전공 찾기 icon_hot admin 2015-09-18 2142
[김수정의 부모상담]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 기억 icon_hot admin 2015-08-04 2529
29 [김수정의 부모상담] 상처 받은 자녀, 상처 주는 부모 icon_hot admin 2015-07-01 2761
28 [김수정의 부모상담] 성숙한 사람의 6가지 성격 특성 icon_hot admin 2015-07-01 3507
27 [김수정의 부모상담] 자녀의 감정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 icon_hot admin 2015-07-01 2417
26 [김수정의 부모상담]건강한 양육은 진실한 사람을 만듭니다 icon_hot admin 2015-04-24 1372
25 [김수정의 부모상담] 부부 관계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 icon_hot admin 2015-04-24 3477
24 [김수정의 부모상담] 부모의 양육유형과 자녀의 성장 icon_hot admin 2015-04-24 4251
23 [김수정의 부모상담] 고통 없는 탄생, 고통 없는 성장 icon_hot admin 2015-01-08 2168